
AI도 신앙을 가질 수 있을까?
몇 년 전 목사인 고등학교 동창생이 초청해서 신학대학에서 인공지능(AI)을 소개하는 특강을 하기로 했다. 교정에 도착해서 필자는 특강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강연 제목이 "AI는 신앙을 가질 수 있는가?"였다. 필자는 과학 기술자로서 AI를 항상 도구로만 생각하던 사람이었는데 AI를 신앙을 가질 수 있는가를 따져야 하는 인격체로 이해하고 있는 종교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저를 놀라게 했다.
강연 내용을 급히 바꿀 수는 없어서 준비한 대로 AI의 본질,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AI의 윤리적 이슈와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위해 AI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덧붙였지만, 청중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잘못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짜증도 났다. 목멘 소리로 마지막 발언을 했다. 신앙을 가진 AI를 만드는 것을 가능할지 잘 모르겠지만, 설교를 대신하는 AI 목사는 만들 수 있다고. 아마 그 강연을 들었던 대부분의 신학도는 매우 불쾌했을 것이다. 자기 직업을 AI가 대체한다면 누구나 기분이 나쁘겠지. 소프트웨어 개발을 AI가 알아서 다 한다던가 교수의 역할도 AI가 다 할 수 있다면 나도 은근히 기분이 나쁘다. 나를 초청한 친구 목사가 나에게 한마디 했다. 설교만이 목사의 역할은 아니라고.

설교하는 AI가 아니라, 'AI 예수'가 등장하다

헌데 최근 AI 목사가 아니라 'AI 예수'가 만들어졌다. 이는 신앙을 이끄는 목사가 아니라 신앙의 핵심인 예수를 AI로 구현한 것이다. 예수는 기독교의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적 위로와 가르침의 상징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징성을 AI로 구현함으로써 종교와 기술의 새로운 접점을 탐구하고자 한 것이다. 2024년 8월, 스위스의 고풍스러운 피터스 채플에서 'AI 예수' 실험이 진행되었다. 100개 언어로 소통 가능한 'AI예수' 시스템을 고해성사 공간에 설치하여 방문객들이 AI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신앙적 경험을 하도록 했다.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 실험은 최신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LLM은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로 학습되어 여러 언어로 인간과 유사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첨단 AI 기술이다. 피터스 채플의 'AI 예수'가 100개 언어로 소통하고 영적 상담을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모델 덕분일 것이다. 이 시스템은 전통적인 신앙과 첨단 기술의 융합을 추구하여 종교가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 지를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AI 예수'를 체험한 사람들의 반응
두 달간 1,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AI 예수'를 체험했고, 이 중 약 230명이 피드백을 제공했다. 그 결과는 흥미로웠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이 체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영적 경험으로 받아들였으나, 나머지는 기계와의 대화가 비현실적이고 답변이 진부하다는 비판을 남겼다. 인간적인 온기나 깊이를 느낄 수가 없다고도 반응했다. AI가 가진 한계를 명확히 느꼈다. 특히, 어떤 방문객들은 'AI 예수'와의 대화에서 기계적인 반복성과 단조로움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이는 인간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에서 느껴지는 감정적 교류, 즉 공감이나 감정적 반응이 AI와의 대화에서는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부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개인 정보를 공개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 Photograph: Peter Diem/Lukasgesellschaft
'AI 예수' 실험을 둘러싼 종교적 논란
'AI 예수' 실험은 또한 교회 내부에서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가톨릭 신자들은 고해성사 공간을 기계에 내어준 것에 대해 반발했고, 이는 고해성사의 신성함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개신교도들 역시 예수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해 사용하는 것이 우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신도들은 AI가 예수의 가르침을 오해하거나 왜곡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깊은 불안을 느꼈다. 더불어, 'AI 예수'가 교회의 가르침과 충돌할 수 있는 발언을 할 가능성, 즉 AI의 응답이 종교적 교리와 일치하지 않거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러한 우려는 LLM 기술이 대여섯 번에 한 번씩 엉뚱한 대답을 하는 환각현상을 아직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볼 때 당연하다. 이 실험은 AI 기술이 아직 완전하지 않으며, 특히 종교적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민감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었다.
두 달 간의 실험 기간 동안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아바타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Photograph: Peter Diem/Lukasgesellschaft
결국, 'AI 예수' 실험은 종료되었다
결국, 'AI 예수'는 윤리적, 신학적 책임의 무게와 불확실성 때문에 종료되었다. AI가 예수의 가르침을 잘못 전달하거나 교리와 충돌하는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었으며, 이는 신학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었다. 또한, 신성한 고해성사 공간에서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있었고, 이러한 윤리적 논란들이 실험의 지속 가능성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실험은 기술과 신앙의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사람들이 전통적인 신앙적 대화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영적 경험을 갈망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AI 예수'는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종교적 경험의 의미를 재정의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기술이 인간의 내면적이고 영적인 측면까지 탐구하고자 하는 시도를 의미하며, 사람들이 기술을 통해 영적 위로와 지침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 것이다.
AI가 종교적 위로를 줄 수 있을까?
이 실험은 궁극적으로 기술이 어디까지 종교적 영역에 깊숙이 들어올 수 있는지를 묻는 말을 던졌다. 사람들은 여전히 신앙적 대화를 원하고 있는데 그 대화의 매개체가 과연 기계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기계가 인간과 같은 깊이의 신앙적 위로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기술과 신앙의 경계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AI 예수'의 성공과 실패를 넘어서, 미래의 종교적 경험이 어떠한 형태로 변화할지를 탐색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s://amp.theguardian.com/technology/2024/nov/21/deus-in-machina-swiss-church-installs-ai-powered-jesus
 | 김진형 교수 마크애니 김진형 고문은 카이스트 명예교수로, 1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1973년부터 KIST에서 개발자로 일했다. UCLA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휴즈연구소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했다. 1985년부터 KAIST 전산학과 인공지능연구실을 이끌며 약 100명의 석·박사 전문 인력을 양성했다. KAIST에서 학과장, 인공지능연구센터 소장, 소프트웨어 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전 의료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AI 최강의 수업’, ‘인공지능 메타버스 시대 미래전략(공저)’ 등의 저서를 썼다. |
AI와 정보보안을 결합한 솔루션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마크애니의 AI 기반 보안 솔루션으로 더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아래 알아보기를 눌러 마크애니 보안 솔루션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몇 년 전 목사인 고등학교 동창생이 초청해서 신학대학에서 인공지능(AI)을 소개하는 특강을 하기로 했다. 교정에 도착해서 필자는 특강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강연 제목이 "AI는 신앙을 가질 수 있는가?"였다. 필자는 과학 기술자로서 AI를 항상 도구로만 생각하던 사람이었는데 AI를 신앙을 가질 수 있는가를 따져야 하는 인격체로 이해하고 있는 종교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저를 놀라게 했다.
강연 내용을 급히 바꿀 수는 없어서 준비한 대로 AI의 본질,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AI의 윤리적 이슈와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위해 AI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덧붙였지만, 청중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잘못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짜증도 났다. 목멘 소리로 마지막 발언을 했다. 신앙을 가진 AI를 만드는 것을 가능할지 잘 모르겠지만, 설교를 대신하는 AI 목사는 만들 수 있다고. 아마 그 강연을 들었던 대부분의 신학도는 매우 불쾌했을 것이다. 자기 직업을 AI가 대체한다면 누구나 기분이 나쁘겠지. 소프트웨어 개발을 AI가 알아서 다 한다던가 교수의 역할도 AI가 다 할 수 있다면 나도 은근히 기분이 나쁘다. 나를 초청한 친구 목사가 나에게 한마디 했다. 설교만이 목사의 역할은 아니라고.
헌데 최근 AI 목사가 아니라 'AI 예수'가 만들어졌다. 이는 신앙을 이끄는 목사가 아니라 신앙의 핵심인 예수를 AI로 구현한 것이다. 예수는 기독교의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적 위로와 가르침의 상징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징성을 AI로 구현함으로써 종교와 기술의 새로운 접점을 탐구하고자 한 것이다. 2024년 8월, 스위스의 고풍스러운 피터스 채플에서 'AI 예수' 실험이 진행되었다. 100개 언어로 소통 가능한 'AI예수' 시스템을 고해성사 공간에 설치하여 방문객들이 AI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신앙적 경험을 하도록 했다.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 실험은 최신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LLM은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로 학습되어 여러 언어로 인간과 유사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첨단 AI 기술이다. 피터스 채플의 'AI 예수'가 100개 언어로 소통하고 영적 상담을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모델 덕분일 것이다. 이 시스템은 전통적인 신앙과 첨단 기술의 융합을 추구하여 종교가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 지를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두 달간 1,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AI 예수'를 체험했고, 이 중 약 230명이 피드백을 제공했다. 그 결과는 흥미로웠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이 체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영적 경험으로 받아들였으나, 나머지는 기계와의 대화가 비현실적이고 답변이 진부하다는 비판을 남겼다. 인간적인 온기나 깊이를 느낄 수가 없다고도 반응했다. AI가 가진 한계를 명확히 느꼈다. 특히, 어떤 방문객들은 'AI 예수'와의 대화에서 기계적인 반복성과 단조로움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이는 인간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에서 느껴지는 감정적 교류, 즉 공감이나 감정적 반응이 AI와의 대화에서는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AI 예수' 실험은 또한 교회 내부에서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가톨릭 신자들은 고해성사 공간을 기계에 내어준 것에 대해 반발했고, 이는 고해성사의 신성함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개신교도들 역시 예수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해 사용하는 것이 우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신도들은 AI가 예수의 가르침을 오해하거나 왜곡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깊은 불안을 느꼈다. 더불어, 'AI 예수'가 교회의 가르침과 충돌할 수 있는 발언을 할 가능성, 즉 AI의 응답이 종교적 교리와 일치하지 않거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러한 우려는 LLM 기술이 대여섯 번에 한 번씩 엉뚱한 대답을 하는 환각현상을 아직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볼 때 당연하다. 이 실험은 AI 기술이 아직 완전하지 않으며, 특히 종교적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민감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었다.
결국, 'AI 예수'는 윤리적, 신학적 책임의 무게와 불확실성 때문에 종료되었다. AI가 예수의 가르침을 잘못 전달하거나 교리와 충돌하는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었으며, 이는 신학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었다. 또한, 신성한 고해성사 공간에서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있었고, 이러한 윤리적 논란들이 실험의 지속 가능성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실험은 기술과 신앙의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사람들이 전통적인 신앙적 대화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영적 경험을 갈망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AI 예수'는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종교적 경험의 의미를 재정의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기술이 인간의 내면적이고 영적인 측면까지 탐구하고자 하는 시도를 의미하며, 사람들이 기술을 통해 영적 위로와 지침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 것이다.
이 실험은 궁극적으로 기술이 어디까지 종교적 영역에 깊숙이 들어올 수 있는지를 묻는 말을 던졌다. 사람들은 여전히 신앙적 대화를 원하고 있는데 그 대화의 매개체가 과연 기계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기계가 인간과 같은 깊이의 신앙적 위로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기술과 신앙의 경계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AI 예수'의 성공과 실패를 넘어서, 미래의 종교적 경험이 어떠한 형태로 변화할지를 탐색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s://amp.theguardian.com/technology/2024/nov/21/deus-in-machina-swiss-church-installs-ai-powered-jesus
김진형 교수
마크애니 김진형 고문은 카이스트 명예교수로, 1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1973년부터 KIST에서 개발자로 일했다.
UCLA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휴즈연구소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했다. 1985년부터 KAIST 전산학과 인공지능연구실을 이끌며
약 100명의 석·박사 전문 인력을 양성했다. KAIST에서 학과장, 인공지능연구센터 소장, 소프트웨어 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전 의료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AI 최강의 수업’, ‘인공지능 메타버스 시대 미래전략(공저)’ 등의 저서를 썼다.
AI와 정보보안을 결합한 솔루션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마크애니의 AI 기반 보안 솔루션으로 더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아래 알아보기를 눌러 마크애니 보안 솔루션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